3월 첫째 주 대표기도문|2027년
3월 첫째 주 대표기도문|2027년 3월 7일 사순절 넷째 주일 대표기도문
어둠을 물리치시고 생명의 빛으로 세상을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 아버지, 사순절 넷째 주일에 십자가를 바라보며 주님의 자비를 구합니다. 겨울의 끝에서 봄의 문턱으로 넘어가는 이때, 죽음처럼 보였던 가지에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으시는 주님의 창조를 바라보며 우리의 영혼에도 새 생명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길로 말미암아 마음이 상하여 하나님과 모세를 원망했을 때, 불뱀이 백성을 물었고 많은 이들이 고통 가운데 쓰러졌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놋뱀을 만들어 장대 위에 달게 하시고, 그것을 바라보는 자마다 살게 하셨습니다. 죄의 결과를 외면하지 않으시면서도 회복의 길을 열어 주신 주님의 자비를 찬양합니다. 우리를 심판 아래 버려두지 않으시고,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를 바라보게 하셔서 죽음 가운데서 생명을 얻게 하신 은혜를 감사드립니다.
주님, 우리도 광야의 백성처럼 길이 힘들다는 이유로 불평했고, 받은 만나보다 아직 없는 것을 헤아렸습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신뢰하지 못하고, 반복되는 어려움 앞에서 주님을 원망했습니다. 우리의 마음을 물었던 불뱀처럼 미움과 거짓과 탐욕이 우리 안에 스며들었지만, 그것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살피지 않고 다른 사람과 환경을 탓했습니다. 상처받았다는 이유로 남을 상처 입혔고, 두려움을 감추기 위해 거친 말을 사용했으며, 자신의 죄를 인정하기보다 시대와 공동체의 잘못만 지적했습니다.
긍휼의 하나님, 우리의 교만과 원망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어둠을 사랑하여 빛으로 나오기를 꺼렸던 마음을 불쌍히 여겨 주시고, 숨겨 둔 죄와 상처를 주님 앞에 정직하게 내어놓게 하옵소서. 십자가를 바라볼 때 우리의 죄가 얼마나 깊은지 깨닫게 하시되, 그보다 더 큰 하나님의 사랑을 믿게 하옵소서. 정죄에 머물러 자신을 파괴하지 않게 하시고, 회개를 통해 생명의 길로 돌아서게 하옵소서.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하신 말씀을 마음에 새깁니다. 주님의 사랑은 우리의 자격이나 공로에 근거하지 않고, 죄로 인해 죽어 가는 세상을 향해 먼저 내미신 은혜임을 믿습니다. 그 사랑을 값싼 위로로 만들지 않게 하시며, 사랑받은 사람답게 빛 가운데 걷게 하옵소서. 사랑을 말하면서 미움을 품지 않게 하시고, 용서를 받았다고 하면서 다른 사람을 정죄하지 않게 하옵소서.
주님, 우리는 종종 빛보다 어둠을 더 편하게 여겼습니다. 빛이 비추면 우리의 허물이 드러나기 때문에 진실을 피했고, 듣기 좋은 말만 골라 들으며 마음을 굳게 했습니다. 그러나 빛으로 나아갈 때만 상처가 치료되고 죄가 용서받으며 삶이 새로워짐을 믿습니다. 우리의 가정과 일터와 교회 안에 진실한 대화의 빛을 비추어 주옵소서. 숨겨 둔 갈등이 폭발하기 전에 서로의 마음을 살피게 하시고, 부끄러운 일을 감추는 데 힘쓰지 말고 회복을 위해 도움을 구하게 하옵소서.
봄을 기다리는 이 계절에 몸과 마음의 회복을 구하는 성도들을 돌보아 주옵소서. 오랜 질병과 통증으로 지친 이들에게 치료의 길을 열어 주시고, 병원과 가정에서 돌봄을 감당하는 이들에게 지혜와 힘을 더하여 주옵소서. 마음의 병을 숨긴 채 홀로 견디는 이들에게 신뢰할 만한 사람을 붙여 주시며, 우울과 불안, 중독과 상실의 그늘 아래 있는 이들이 주님의 빛과 공동체의 돌봄 안에서 다시 일어서게 하옵소서. 아픈 사람을 믿음이 부족하다고 쉽게 판단하지 않게 하시고, 함께 울고 기다리는 사랑을 배우게 하옵소서.
우리 사회의 깊은 상처를 살펴 주옵소서. 재난과 사고로 사랑하는 이를 잃은 가정, 경제적 어려움으로 내일을 두려워하는 이들, 차별과 폭력으로 존엄을 빼앗긴 이들을 기억하여 주옵소서. 책임져야 할 이들이 진실을 외면하지 않게 하시고, 피해자의 목소리가 힘의 논리에 묻히지 않게 하옵소서. 서로의 상처를 정치적 계산으로 이용하지 않게 하시며, 공의와 자비가 함께 서는 사회를 이루어 가게 하옵소서.
우리 교회가 어둠을 꾸짖기만 하는 공동체가 아니라 빛을 비추는 교회가 되게 하옵소서. 죄를 죄라 부르는 거룩함과 상처 입은 사람을 품는 자비를 함께 허락하여 주옵소서. 예배당 안에서만 거룩한 척하지 말고, 시장과 학교와 일터에서 정직과 친절과 책임으로 복음을 드러내게 하옵소서. 고통받는 이들이 교회에 왔을 때 판단보다 위로를 만나게 하시며, 회개하고 돌아오는 이들이 과거의 낙인에 묶이지 않도록 새 출발의 자리를 열어 주옵소서.
사순절의 남은 날 동안 우리의 눈을 십자가에 고정하여 주옵소서. 세상의 성공과 쾌락이 잠시 눈을 사로잡더라도 영원한 생명의 길을 잊지 않게 하시며, 하루하루 말씀과 기도로 주님께 가까이 나아가게 하옵소서. 금식과 절제가 자기 의를 자랑하는 일이 되지 않게 하시고, 가난한 이와 나누며 용서하고 섬기는 거룩한 열매를 맺게 하옵소서.
말씀을 전하시는 목사님에게 성령의 지혜를 더하여 주시고, 십자가에 나타난 하나님의 사랑과 인간의 죄, 회개와 구원의 복음이 분명히 선포되게 하옵소서. 말씀을 듣는 우리의 마음을 굳게 닫지 마시고, 빛 가운데 행할 용기를 주옵소서. 오늘 바라본 십자가를 한 주간의 삶 속에서도 기억하며, 우리를 통해 어두운 곳에 생명의 빛이 비치게 하옵소서.
세상을 정죄하기 위해 오신 것이 아니라 구원하시기 위해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