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기 2장 묵상과 설교
기억의 끈이 끊어질 때
사사기 2장은 이스라엘의 불순종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영적 경고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세우신 언약을 기억하지 않을 때, 사람은 얼마나 쉽게 타락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본문입니다. 역사의 반복은 기억의 단절에서 시작되며, 본문은 그 기억의 끈을 붙잡을 것을 촉구합니다.
보김에서의 눈물, 그러나 삶의 회개는 없었습니다
본문은 여호와의 사자가 길갈에서부터 보김까지 올라와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그는 말합니다. "내가 너희를 애굽에서 올라오게 하여 너희의 조상들에게 맹세한 땅으로 들어가게 하였으며 또 내가 이르기를 내가 너희와 세운 언약을 영원히 어기지 아니하리니 너희는 이 땅의 주민과 언약을 맺지 말며 그들의 제단을 헐라 하였거늘 너희가 내 목소리를 듣지 아니하였으니 어찌하여 그리하였느냐"(삿 2:1-2).
여기서 '보김'은 히브리어로 ‘우는 자들’이라는 뜻입니다. 이스라엘은 이 책망 앞에 울었습니다. 그러나 그 울음은 일시적인 감정의 표출이었습니다. 진정한 회개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은 여호와의 사자의 말씀 앞에서 마음이 찔렸으나, 삶을 바꾸는 데까지 이르지 못했습니다. 눈물은 있었으나, 방향을 바꾸는 회개는 없었습니다.
하나님은 이미 이스라엘과 언약을 맺으셨습니다. 그 언약은 조건적이지 않고, 하나님 편에서 영원한 약속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동시에 그 언약 안에서의 책임을 분명히 하셨습니다. 제단을 헐라는 명령은 단순한 종교적 조치가 아니라, 이방 신들과의 단절, 곧 영적 순결을 요구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 명령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삶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뒤로 미룬 것입니다.
이러한 불순종에 대해 하나님은 더 이상 그들을 가나안 족속에게서 구원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십니다. "그러므로 내가 또 말하기를 내가 그들을 너희 앞에서 쫓아내지 아니하리니 그들이 너희 옆구리의 가시가 될 것이며 그들의 신들이 너희에게 올무가 되리라 하였노라"(삿 2:3). 이 말씀은 경고일 뿐 아니라, 하나님의 공의의 선언입니다. 이스라엘의 불순종이 가져올 결과를 분명히 하신 것입니다.
세대의 단절, 신앙의 유산을 잃다
사사기 2장 7절은 중요한 전환점을 보여줍니다. 여호수아가 살아있는 동안과, 그와 함께했던 장로들이 살아있는 동안에는 여호와를 섬겼으나, 그 세대가 다 죽은 후에 "다른 세대가 일어났으니 여호와를 알지 못하며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행하신 일도 알지 못하였더라"(삿 2:10)고 기록합니다.
이 '다른 세대'는 단순히 나이가 다른 사람들이 아니라, 전혀 다른 신앙적 정체성을 가진 세대를 말합니다. 히브리어로 ‘알지 못하였다’는 표현은 단순한 지식의 부재가 아니라 관계적 단절을 뜻하는 말입니다. 여호와를 알지 못했다는 것은, 그분과의 인격적 교제 안에 들어가 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는 명백합니다. 그들은 바알과 아스다롯을 섬기며, 하나님을 떠났습니다.
이 부부ㄴ은 오늘날 우리 가정과 교회에 깊은 울림을 줍니다. 한 세대가 지나고 나서 다음 세대가 하나님을 알지 못한다면, 그것은 단지 그들의 문제가 아니라, 그 신앙을 전수하지 못한 이전 세대의 책임이기도 합니다. 여호수아 세대는 믿음으로 살았으나, 그 믿음의 전수에 실패했습니다. 부모 세대의 열심과 순종이 다음 세대로 이어지지 않을 때, 그 공동체는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을 너희 마음에 새기고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신 6:6-7). 말씀은 가르쳐야 살아 움직입니다. 신앙은 삶으로 보여주어야 전수됩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그 책임을 감당하지 못했고, 결국 하나님을 모르는 세대가 등장하게 됩니다.
사사의 등장과 하나님의 긍휼
이렇게 타락한 이스라엘에게 하나님은 사사를 세우십니다. "여호와께서 사사들을 세우사 노력하는 자의 손에서 그들을 구원하게 하셨으나 그들이 그 사사들에게도 순종하지 아니하고..."(삿 2:16-17).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의 놀라운 긍휼을 봅니다. 하나님은 불순종한 백성을 완전히 버리시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사사를 보내 그들을 건져내십니다.
‘사사’라는 단어는 히브리어로 ‘쇼페팀(שפטים)’이며, 재판관이라는 뜻을 넘어서서, 하나님의 통치를 대신하는 자, 구속자로서의 의미를 내포합니다. 하나님은 단순히 군사적 지도자가 아닌, 영적 지도자를 세우셔서 백성의 타락한 상태를 바로잡고자 하셨습니다.
그러나 백성은 이 사사들에게도 순종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듯하다가도 곧 이전보다 더 부패한 길로 나아갑니다. 이것은 반복되는 패턴입니다. 하나님은 긍휼을 베푸시고, 백성은 잠시 회복되지만, 곧 타락합니다. 이러한 영적 사이클은 사사기 전체에 반복되는 고리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이 사사를 따를 때 함께하시며 구원하십니다. 그러나 사사가 죽으면 곧바로 돌아서 버리는 백성의 모습은, 그들의 신앙이 사람 중심, 상황 중심이었음을 드러냅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임재 자체를 추구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깊이 누리기보다, 눈앞의 위기를 벗어나는 데 급급했던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신앙에도 있는 문제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찾는 이유가 단지 어려움을 벗어나기 위함이라면, 그 신앙은 위기 속에만 살아 있습니다. 평안이 주어졌을 때, 다시 이전의 삶으로 돌아간다면, 그것은 하나님과의 진정한 관계가 아니라 이용적 관계에 불과한 것입니다.
결론
사사기 2장은 이스라엘의 기억이 끊어졌을 때, 그들이 얼마나낫 쉽게 하나님을 떠나게 되는지를 보여줍니다. 말씀은 단절되었고, 신앙은 전수되지 않았으며,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세대는 결국 우상 숭배에 빠졌습니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도 하나님은 사사를 세우셔서 다시 손을 내미십니다. 하나님의 언약은 변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사람입니다. 기억을 잃은 자는 길을 잃고, 순종을 잊은 자는 타락의 길로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우리의 삶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다음 세대에게 그것을 전수하는 사명을 감당해야 합니다. 기억의 끈을 놓치지 않는 신앙, 매 순간 하나님의 언약을 되새기며 살아가는 복된 삶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성경강해 > 구약강해설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사기 4장 묵상과 설교 (0) | 2025.03.28 |
---|---|
사사기 3장 묵상과 설교 (0) | 2025.03.28 |
사사기 1장 묵상과 설교 (0) | 2025.03.28 |
사사기 장별 요약 (0) | 2025.03.28 |
잠언강해, 4장27절 좌우로 치우치지 말라 (0) | 2025.02.2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