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기 1장 묵상과 설교
약속을 따르지 않은 자들의 슬픈 역사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가나안 땅을 앞에 두고, 이스라엘은 순종과 불순종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사사기 1장은 정복의 시작과 함께 이스라엘 백성의 순종과 실패를 함께 보여줍니다. 본문은 단순한 전쟁 기록이 아니라, 하나님의 언약 앞에서 인간의 믿음과 현실 사이의 긴장과 균열을 여실히 드러냅니다. 우리는 이 본문을 통해 오늘 우리의 순종과 불순종의 모습을 돌아보게 됩니다.
유다 지파의 순종과 하나님의 동행
사사기 1장은 유다 지파가 하나님께 묻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우리 중에 누가 먼저 올라가서 가나안 족속과 싸우리이까?"(삿 1:1) 이 물음은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하고자 했던 믿음의 표현이며, 신명기적 전통을 따르는 바른 태도입니다. 하나님은 유다가 먼저 올라가라고 하시며, 그의 손에 그 땅을 넘겨주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유다는 이 말씀에 순종하여 시므온 지파와 함께 올라갑니다. 이 협력은 공동체적 순종의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전쟁은 단지 한 지파의 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 모두가 함께 감당해야 할 사명이기 때문입니다. 유다는 아도니 베섹을 사로잡고 예루살렘을 치며, 헤브론과 드빌을 점령합니다. 여기서 사용된 ‘치다’는 히브리어로 ‘나카(נכה)’인데, 단순한 공격이 아닌 하나님의 심판적 행위를 가리키는 단어입니다. 유다의 전쟁은 단순한 정복이 아니라, 하나님의 공의가 실행되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승리의 배경에는 전적인 하나님의 동행이 있었습니다. 사사기 1장 19절은 "여호와께서 유다와 함께 하셨으므로 그가 산지 주민을 쫓아내었으나..."라고 기록합니다. 승리는 유다의 용맹이나 전략에서 온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함께하셨기 때문입니다. 이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순종의 길에 하나님의 임재가 있었던 것입니다.
반쪽 순종과 잔존한 불순종
하지만 유다도 완전한 순종에는 이르지 못합니다. 골짜기 주민들은 철 병거를 가졌다는 이유로 쫓아내지 못합니다(삿 1:19). 여기서 우리는 믿음의 현실적인 시험을 보게 됩니다. 철 병거는 당시 군사력의 상징이었고, 인간적으로는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이미 그 땅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두려움은 믿음을 흔들었고, 그 결과로 불완전한 순종이 나타났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다른 지파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베냐민은 여부스 족속을 쫓아내지 못하고, 에브라임, 스불론, 아셀, 납달리 지파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단 지파는 아모리 족속에게 밀려 산지로 도망치는 모습까지 보여줍니다. 이는 단순한 군사적 패배가 아니라, 하나님의 명령을 온전히 따르지 못한 결과입니다. 하나님은 가나안 족속과 그들의 문화를 완전히 제거하라고 명령하셨습니다(신 7:2-5). 그 이유는 우상숭배와 도덕적 타락이 이스라엘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그들을 남겨두었고, 이는 훗날 사사기 전체를 관통하는 영적 타락의 씨앗이 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자신의 판단을 따랐을 때, 그들은 스스로 무너지는 기반을 만들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불순종의 뿌리가 남긴 결과입니다.
불완전한 순종이 남긴 뿌리
사사기 1장은 반복적으로 "그들을 쫓아내지 못하였더라"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히브리어로는 ‘로 호리슈(לא הורישו)’인데, 이는 단순한 실패가 아닌 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합니다. 하나님의 명령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며, 그 명령을 따르지 않을 때 불순종의 뿌리가 남게 됩니다.
이 불순종은 즉각적인 심판으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서서히, 그러나 확실하게 이스라엘 공동체를 무너뜨리는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가나안 족속과의 공존은 문화적 타협으로 이어지고, 그것은 곧 신앙의 혼합으로 발전합니다. 결국 이스라엘은 여호와를 버리고 바알과 아세라를 섬기는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의 삶에도 이런 불완전한 순종이 있지는 않습니까? 하나님께서 명확히 말씀하신 부분에서조차 우리는 자주 타협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은 전적인 순종을 요구하십니다. 순종이란 단순히 겉모습만이 아니라, 내면의 전적인 신뢰와 헌신을 포함하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유다 지파가 시므온과 협력한 모습에서 공동체적 순종의 가치를 배울 수 있습니다. 믿음의 길은 혼자 걷는 길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교회라는 공동체 안에 두시고, 함께 순종하며 함께 싸우도록 부르셨습니다. 서로를 돕고, 함께 싸우며, 함께 하나님의 뜻을 이뤄가는 것이 참된 신앙 공동체의 모습입니다.
결론
사사기 1장은 정복이라는 외형적 승리와 불순종이라는 내면의 실패를 동시에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약속을 붙들고 나아간 자들은 하나님의 도우심을 경험했지만, 현실적 어려움 앞에서 믿음을 놓은 자들은 결국 불순종의 결과를 맞이하게 됩니다.
오늘 우리는 이 말씀 앞에서 자신을 돌아봐야 합니다. 혹시 나는 ‘부분 순종’이라는 이름의 불순종 가운데 머물러 있지는 않은지,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계산하고 타협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야 합니다. 하나님은 전적인 순종을 원하시며, 그 위에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가십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사사기 1장은 단지 이스라엘 역사의 한 장면이 아닙니다. 이것은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살아 있는 말씀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온전한 순종을 결단하며, 그분의 뜻에 따라 전심으로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성경강해 > 구약강해설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사기 3장 묵상과 설교 (0) | 2025.03.28 |
---|---|
사사기 2장 묵상과 설교 (0) | 2025.03.28 |
사사기 장별 요약 (0) | 2025.03.28 |
잠언강해, 4장27절 좌우로 치우치지 말라 (0) | 2025.02.23 |
잠언강해 4장21과 23절, 마음을 지키려면 보는 것에 주의하라 (0) | 2025.02.2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