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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기 4장 묵상과 설교

테필라 2025.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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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누구든지 사용하십니다

사사기 4장은 이스라엘이 다시 범죄한 후, 하나님의 긍휼로 구원을 경험하는 장면입니다. 이 장은 특별히 여성 사사 드보라의 등장과 야엘의 용맹함을 통해, 하나님께서 성별이나 지위에 상관없이 누구든지 쓰신다는 깊은 진리를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일하심은 언제나 인간의 한계를 넘어섭니다.

드보라, 하나님의 뜻을 밝히는 여선지자

이스라엘이 에훗이 죽은 후 다시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행하자, 하나님은 가나안 왕 야빈의 손에 그들을 넘기십니다. 이 야빈은 하솔에 거하며, 그의 군대장관은 하로셋 학고임에 있는 시스라였습니다. 그가 철 병거 900대를 가지고 이스라엘을 20년 동안 심히 학대하니,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께 부르짖었습니다(삿 4:1-3).

이 때 하나님은 드보라를 세우십니다. 그녀는 라삐돗의 아내이며, 여선지자요, 이스라엘을 재판하던 사사였습니다. 드보라의 이름은 '벌(דְּבוֹרָה)'이라는 뜻으로, 지혜와 부지런함, 공동체를 지키는 자로서의 이미지를 담고 있습니다. 그녀는 에브라임 산지의 종려나무 아래 거하며 백성들의 송사를 듣고 하나님의 뜻을 밝히는 역할을 감당했습니다.

여성의 사회적 역할이 제한되었던 시대에 드보라의 등장은 특별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사람의 조건을 보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뜻에 민감하며, 말씀 앞에 순종하는 자를 통해 그의 일을 이루십니다. 드보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납달리 지파의 바락을 부릅니다. 그리고 그에게 가나안 왕의 군대를 치라고 명령합니다. 이 장면은 여호와께서 이미 시스라를 바락의 손에 넘기셨다는 확신을 바탕으로 이뤄졌습니다. 드보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정확히 들었고, 두려움 없이 그것을 선포했습니다.

우리의 신앙도 이와 같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말씀하십니다. 문제는 우리가 듣는가, 그리고 들은 대로 순종하는가입니다. 드보라는 시대의 영적 어둠 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분별할 줄 알았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녀는 그저 명령하는 자가 아니라, 함께 나아가는 지도자였습니다.

바락의 망설임과 하나님의 주권적 일하심

드보라의 부름에 바락은 즉각적으로 응답하지 않습니다. 그는 "당신이 나와 함께 가면 내가 가고, 당신이 나와 함께 가지 아니하면 나도 가지 아니하겠노라"(삿 4:8)고 말합니다. 이는 믿음 없는 태도처럼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드보라가 하나님의 뜻을 확실히 아는 자임을 믿었기에 그녀의 동행을 바란 것이기도 합니다.

드보라는 바락의 요구를 수용하지만, 동시에 중요한 예언을 선포합니다. "내가 반드시 너와 함께 가리라. 그러나 네가 가는 길에서는 영광을 얻지 못하리니 이는 여호와께서 시스라를 여인의 손에 파실 것임이라"(삿 4:9). 이 말씀은 하나님의 승리가 여인의 손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라는 선언입니다. 여기서 '영광'(כָּבוֹד, 카보드)은 명예, 존귀를 의미하는데, 그것이 바락이 아닌 또 다른 여인에게 주어질 것이라는 예언은 본문의 클라이맥스를 향한 복선을 깔아줍니다.

드보라는 바락과 함께 납달리와 스불론 지파 만 명을 이끌고 다볼 산에 올라갑니다. 그리고 여호와께서 바락을 통해 시스라를 물리치시기로 작정하십니다. 전쟁의 주도권은 하나님께 있었습니다. 인간의 숫자나 무기, 전략이 아닌, 여호와의 손이 승리를 이루는 결정적 요소였습니다. "여호와께서 시스라와 그의 모든 병거와 그의 온 군대를 칼날에 혼란하게 하시매"(삿 4:15)라고 되어 있는 본문에서 '혼란하게 하시매'는 히브리어 '함함(הָמָם)'으로, 하나님께서 그들의 질서를 깨뜨리고 혼란을 일으켜 전세를 뒤엎으셨음을 뜻합니다.

바락은 전쟁의 도구였지만, 전쟁의 주체는 여호와 하나님이셨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오늘도 붙들어야 할 진리입니다. 우리는 그저 순종하여 나아갈 뿐이고, 역사는 하나님이 이루십니다. 믿음이란 내가 모든 것을 이해한 후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말씀하실 때 순종하며 나아갈 때 열리는 은혜의 길입니다.

야엘, 하나님의 섭리 속에 숨겨진 용기

시스라는 전쟁에서 패하고 도망쳐서 겐 사람 헤벨의 아내 야엘의 장막으로 도망칩니다. 이 장면은 이스라엘 역사에서 매우 이례적이고 독특한 순간입니다. 야엘은 시스라를 맞아들여 우유를 마시게 하고, 그가 잠들자 장막 말뚝과 망치로 그의 관자놀이를 꿰뚫어 죽입니다(삿 4:21).

이 장면은 충격적일 정도로 강렬합니다. 한 여인이, 그것도 전사나 병사가 아닌, 장막 안에 머무는 여인이 이스라엘의 대적을 무찌르는 결정적 인물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이미 드보라가 예언한 바, "여인의 손에 시스라를 파실 것"이라는 말씀의 성취였습니다. 야엘이라는 이름은 '산염소(יָעֵל)'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거칠지만 민첩하고 담대한 성품을 상징합니다.

야엘의 행동은 단순한 개인적 선택이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이뤄진 구원의 역사입니다. 그녀는 이방 여인이었지만, 하나님의 계획에 쓰임 받는 통로가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주변부의 사람을 들어 중심의 일을 이루시는 분이십니다. 이는 하나님의 구원이 인간의 기준을 넘어서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강력한 메시지입니다.

우리의 삶에도 야엘과 같은 순간이 있습니다. 작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순간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자리에서도 하나님의 섭리는 깊이 흐르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부르심 앞에 우리가 어떻게 반응하느냐입니다. 야엘처럼 순식간의 결단과 행동이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결론

사사기 4장은 한 편의 드라마처럼 전개되지만, 그 중심에는 분명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하나님은 죄에 대해 심판하시지만, 회개하는 자에게는 구원의 길을 여십니다. 그리고 그 구원은 예상치 못한 사람,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드보라, 바락, 야엘—이들은 서로 다른 배경과 조건을 가진 인물이지만, 하나님의 역사 속에서는 모두 구원의 도구로 쓰임받았습니다. 이는 오늘 우리에게 주는 소망입니다. 하나님은 성별도, 지위도, 능력도 초월하여 오직 순종하는 자를 통해 그의 뜻을 이루십니다. 우리가 주님의 음성을 듣고, 그 뜻에 민감하게 반응할 때, 우리 또한 그분의 구속사에 동참하는 은혜를 누릴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은 오늘도 역사하십니다. 문제는 우리가 그 역사에 순종할 준비가 되어 있느냐입니다. 하나님의 뜻이 우리 안에 온전히 이루어지기를, 그래서 우리를 통해 이 시대에 하나님의 공의와 자비가 흘러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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