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기 6장 묵상과 강해
약함 속에 임하시는 하나님
사사기 6장은 기드온의 부르심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이스라엘이 또다시 하나님을 버리고 악을 행하자, 하나님은 미디안 족속을 들어 그들을 징계하시고, 동시에 구원할 자로 기드온을 세우십니다. 그러나 기드온은 매우 연약한 자였습니다. 하나님은 바로 그 연약함 속에서 일하시며, 그의 영광을 드러내십니다. 본문은 우리에게 믿음이란 무엇인지, 하나님의 부르심에 어떻게 응답해야 하는지를 깊이 묻고 있습니다.
고통은 하나님 없는 결과입니다
본문은 반복되는 주제어로 시작됩니다. “이스라엘 자손이 또 여호와의 목전에 악을 행하였으므로 여호와께서 그들을 칠 년 동안 미디안의 손에 넘겨 주시니”(삿 6:1). 여기서 '또'라는 말은 이스라엘의 죄악이 일시적 회개 후에 다시 반복되었음을 보여줍니다. ‘여호와의 목전’이라는 표현은 이들의 악이 은밀하거나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하나님의 임재 앞에서 의도적으로 행한 죄였음을 말해줍니다.
하나님은 미디안 족속을 들어 이스라엘을 징계하십니다. 미디안은 단순한 군사 세력이 아니라, 경제적 약탈자였습니다. 그들은 이스라엘이 씨를 뿌리면 올라와 그 열매를 거두어가고, 가축을 빼앗으며, 삶의 모든 기반을 파괴했습니다. 백성들은 결국 산과 굴과 요새에 숨어 살게 되며, 철저히 눌리고 굴욕을 당하게 됩니다.
하나님 없는 삶의 결과는 언제나 이렇게 황폐함으로 이어집니다. 미디안은 단지 당시의 적이 아니라, 오늘날 하나님과의 관계를 무너뜨리는 모든 죄의 결과를 상징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버릴 때, 하나님께서도 우리를 죄의 결과 속에 내버려 두십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를 완전히 버리려 하심이 아니라, 돌이키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징계입니다.
이스라엘은 고통 속에서 여호와께 부르짖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 부르짖음을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하나님은 선지자를 보내 과거의 구원을 상기시키시며, 그들의 불순종을 지적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이르기를 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이니 너희는 아모리 사람의 땅에 거주할 때에 그들의 신들을 두려워하지 말라 하였으나 너희가 내 목소리를 듣지 아니하였느니라”(삿 6:10).
회복은 회개의 자리에서 시작됩니다. 고통은 하나님의 침묵이 아니라, 돌이킴을 위한 메시지입니다. 하나님은 그 고통 속에서 다시 부르시고, 일하십니다.
기드온, 두려움 속에 부르심을 받은 자
이스라엘을 구원할 사사로 하나님이 택하신 이는 기드온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등장은 영웅적이지 않습니다. 기드온은 미디안 사람이 두려워 포도주 틀에서 밀을 타작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밀 타작에 전혀 적합하지 않은 장소였고, 그의 상황과 마음 상태가 얼마나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런 그에게 여호와의 사자가 나타나 말씀하십니다. “큰 용사여 여호와께서 너와 함께 계시도다”(삿 6:12). 여기서 '큰 용사'(גִּבּוֹר הֶחָיִל, 기보르 하하일)는 전쟁의 용맹한 자를 뜻하지만, 실제로는 그에 해당하는 외적 조건이 없는 기드온을 향해 주어진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은 현실에 대한 평가는 물론, 인간의 기준과도 다릅니다. 하나님은 있는 자를 부르시는 것이 아니라, 부르심으로 있게 하시는 분이십니다.
기드온은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서 즉각 반응하지 못합니다. 그는 하나님께 따져 묻습니다. “여호와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면 어찌하여 이 모든 일이 우리에게 일어났나이까?”(삿 6:13) 이는 단순한 불신이라기보다는, 현실과 신앙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 고백입니다. 그는 하나님의 과거의 역사에 대한 간증은 들었지만, 현재의 고통 속에서는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기드온의 반응은 우리의 믿음 여정과 닮아 있습니다. 우리는 종종 과거의 은혜를 들으면서도, 현재의 고난 앞에서는 의심과 두려움에 빠집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러한 우리를 책망하시기보다, 믿음의 자리로 부르십니다. “너는 가서 너의 힘으로 이스라엘을 미디안의 손에서 구원하라 내가 너를 보낸 것이 아니냐”(삿 6:14).
하나님의 보내심에는 언제나 능력이 따릅니다. 기드온은 자격이 없는 자였지만, 하나님의 명령과 동행이 그의 능력이 되는 것입니다.
믿음은 확신이 아니라 순종입니다
기드온은 자신의 약함을 토로합니다. “내가 어찌 이스라엘을 구원하리이까? 보소서 나의 집은 므낫세 중에서 가장 약하고 나는 내 아버지 집에서 가장 작은 자니이다”(삿 6:15). 므낫세 지파는 요셉의 후손 중에서도 지리적, 정치적으로 약세였고, 기드온의 집안은 그 중에서도 미약한 집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다시 말씀하십니다. “내가 반드시 너와 함께하리니 네가 미디안 사람 치기를 한 사람을 치듯 하리라”(삿 6:16).
하나님은 기드온의 능력을 보시지 않고, 그의 순종을 원하십니다. 믿음은 모든 상황을 이해하고 난 뒤의 확신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의 순종입니다. 기드온은 아직도 확신이 없었기에, 징표를 구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것을 허락하십니다. 제단 위 고기를 두고 국을 부었을 때, 여호와의 사자가 그것을 불로 태우시며 응답하십니다.
기드온은 그제야 이 분이 여호와이심을 깨닫고 두려워합니다. 하나님은 그에게 말씀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말라 죽지 아니하리라”(삿 6:23). 그리고 기드온은 그곳에 제단을 쌓고, 그 이름을 여호와 살롬이라 하였습니다. 이는 '여호와는 평강이시다'라는 뜻입니다. 기드온은 고통과 혼란 속에서도 하나님의 임재 앞에서 진정한 평안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후 기드온은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아버지의 집에 있는 바알의 제단을 헐고 아세라 상을 찍어버립니다. 이는 개인적인 신앙 고백을 넘어서, 공동체의 우상 숭배를 도전하는 신앙의 실천이었습니다. 그는 밤에 몰래 이 일을 행하지만, 하나님은 그의 작은 순종을 통해 큰 역사를 시작하십니다. 신앙은 언제나 삶으로 드러나야 합니다. 말씀을 듣고 믿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자가 진정한 순종의 사람입니다.
결론
사사기 6장은 하나님께서 연약한 자를 부르시고, 그를 통해 일하시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기드온은 아무런 자격이 없었습니다. 그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고, 자신의 현실을 통해 하나님의 존재를 의심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런 기드온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그를 설득하시고 이끄시며 결국 순종의 자리로 인도하십니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부르시기 때문에 우리는 사명의 자리에 설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은 우리의 현실을 뛰어넘는 능력과 함께 주어집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순종하기만 하면, 나머지 모든 것을 책임지십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혹시 지금의 삶이 너무 연약하고 두려움 가운데 있습니까? 그렇다면 오히려 하나님의 부르심을 기대하십시오. 하나님은 가장 약한 자를 들어 그의 가장 큰 일을 이루시는 분이십니다. 오늘도 여호와 살롬, 평강의 하나님께서 여러분과 함께하시며, 여러분을 그의 사명으로 부르고 계십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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