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별 설교] 사사기 18장 묵상과 강해
하나님 없이 형통한 길은 없습니다 – 단 지파의 여정에서 배우는 가정 신앙의 기준
사사기 18장은 한 지파와 한 가정이 각자의 길을 가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하나님 없는 삶의 끝이 얼마나 헛되고 파괴적인지를 보여주는 경고의 말씀입니다. 특히 어버이 주일에 이 말씀을 묵상할 때, 자녀를 향한 부모의 신앙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다시 점검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기준 삼지 않을 때, 인간은 얼마든지 자기가 옳다 여기는 길로 가며, 그것이 결국 파멸로 이어지는 과정을 단 지파와 미가의 가정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기 소견대로 살며 형통을 좇는 단 지파
사사기 18장은 “그 때에 이스라엘에 왕이 없었고”(1절)는 선언으로 시작합니다. 이는 사사기 전체의 주제이기도 하며, 본문에 등장하는 모든 사건의 뿌리를 설명해주는 구절입니다. 하나님의 통치 대신 인간이 각자 자기 기준으로 살아가는 시대, 그것이 바로 사사 시대였습니다. 단 지파는 아직 기업을 완전히 분배받지 못한 상태였고, 땅을 차지하기 위해 정탐꾼 다섯 명을 보냅니다. 그들이 향한 곳은 라이스, 즉 평화롭고 방비되지 않은 지역이었습니다.
여기서 단 지파의 방식이 문제입니다. 그들은 전혀 하나님의 뜻을 구하지 않고, 인간적 판단과 편의성만을 기준으로 땅을 정합니다. 마치 “좋은 땅을 찾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하나님 없이 인간의 계산만으로 움직이는 결정이었습니다. 하나님께 묻는 절차도, 말씀의 기준도 없이 자신들이 보기 좋고 편한 곳을 정하는 것은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는 삶’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오늘날에도 많은 부모들이 자녀의 진로를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더 좋은 교육, 더 좋은 환경,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수고합니다. 그러나 그 모든 선택의 기준에 하나님이 빠져 있다면, 우리는 결국 단 지파처럼 자녀를 세속적 성공만을 위해 몰아가는 부모가 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 없는 형통은 참된 축복이 아닙니다. 부모의 기도는 단지 성공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자녀가 하나님 뜻 안에 살아가게 하는 간절한 중보가 되어야 합니다.
타협의 제사장을 품은 신앙의 모순
단 지파의 정탐꾼들이 미가의 집에 도착하여 그 레위인을 만났을 때, 그들은 이방 땅 정탐을 앞두고 그에게 “우리가 가는 길이 형통하겠는지 우리를 위하여 하나님께 물어 보라”(5절)고 요청합니다. 겉보기에는 하나님께 묻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들이 찾은 ‘하나님’은 참 하나님이 아니라, 우상 숭배로 세워진 미가의 신상 앞에서 봉사하던 사람에게 묻는 것이었습니다.
이 레위 청년은 본래 제사장으로서 말씀을 따라야 할 자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한 가정의 사적 제사장 역할을 감당하고 있었고, 이제 단 지파를 위해서도 거리낌 없이 축복의 말을 전합니다. 6절에서 “너희가 가는 길은 여호와 앞에 있느니라”고 대답하지만, 이는 하나님께로부터 들은 말이 아니라, 단지 듣기 좋은 말을 던진 것입니다. 그는 하나님의 말씀보다 자신의 입지를 우선시한 자였고, 결국 단 지파가 자신의 존재를 이용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그들과 동행하게 됩니다.
이 모습은 오늘날 우리 가정의 신앙 교육에서도 반복되는 문제입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말씀보다 편의를 우선시하는 선택을 하거나, 형식적 신앙을 교육으로 착각할 때, 자녀는 하나님의 말씀보다 세상의 성공 논리를 더 따르게 됩니다. 부모가 하나님의 진리 앞에서 경건한 모범을 보이지 않는다면, 자녀는 결국 세상 가치에 휘둘리는 종교적 타협의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도용한 영적 파괴
단 지파는 미가의 집에서 신상과 에봇과 드라빔, 그리고 제사장을 강제로 빼앗아갑니다. 이 과정에서 미가는 “내가 만든 신들과 제사장을 빼앗아 가고도 남은 것이 무엇이냐?”(24절)며 항의하지만, 단 지파는 이를 무시한 채 자신들의 계획을 추진합니다. 여기서 드러나는 것은 하나님의 이름을 빌리되, 실제로는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모든 신앙의 외형만을 도용하는 이들의 모습입니다.
이들이 라이스를 공격하여 그 땅을 차지하고, 이름을 ‘단’이라고 바꾸며, 그곳에 미가의 신상과 레위인을 제사장으로 삼습니다. 그리고 31절에 이르러 “하나님의 집이 실로에 있을 동안에 미가가 만든 바 우상을 자기들을 위하여 세웠더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두려운 결론입니다. ‘하나님의 집’이 따로 있었지만, 그들은 ‘자기들만의 종교’를 따로 만들어 살아간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 하나님의 처소는 있었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우리는 자녀에게 종교를 가르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짜 신앙을 전수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하나님 앞에 무릎 꿇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단 지파처럼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방식으로 자녀를 지도한다면, 그 자녀는 형통할 수는 있어도 거룩할 수는 없습니다. 형통은 일시적이지만, 거룩은 영원합니다. 하나님 없이 형통한 삶은 결국 하나님 없이 무너지는 삶이 됩니다.
결론
사사기 18장은 단순한 지파의 이동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하나님 없는 종교적 열심과 자기 의에 가득한 선택이 어떻게 이스라엘 전체의 영적 기반을 무너뜨리는지를 보여주는 본문입니다. ‘왕이 없었더라’는 반복되는 주제 아래, 사람들은 제각기 옳은 길을 택하고, 하나님 없이도 신앙생활을 꾸려나가며, 제사장과 신상을 자기 편의대로 활용합니다.
어버이 주일에 이 말씀을 대할 때, 우리 가정이 어디에 기반을 두고 있는지를 점검하게 됩니다. 자녀의 성공이 아닌, 자녀의 거룩함이 부모의 기도의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형통이 아니라 말씀 앞에 바로 서는 것이 부모의 유산이 되어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유산은 신앙입니다. 그러나 그 신앙은 교회 출석과 도덕적 교육이 아니라, 부모가 실제로 하나님 앞에 엎드려 살아가는 경건한 본을 통해 전해집니다.
단 지파와 미가의 가정은 하나님 없는 신앙의 말로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반대로, 말씀에 순종하며 하나님을 삶의 중심에 모신 부모는 그 자녀에게 흔들리지 않는 기준을 세워주는 은혜의 통로가 됩니다. 오늘 우리가 다시 그 은혜의 자리로 돌아가기를 소망합니다. 자녀가 보기 전에, 하나님 앞에서 먼저 무릎 꿇는 부모가 됩시다. 그 경건이 자녀를 살리고, 그 기도가 세대를 이어 하나님의 나라를 세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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