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20:12 네 부모를 공경하라
하나님께 드리는 공경, 부모에게 드리는 순종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 (출애굽기 20:12)
어버이 주일을 맞이하여 우리는 출애굽기 20장 12절 말씀을 중심으로 하나님께서 부모를 어떻게 보시는지를 깊이 묵상하고자 합니다. 이 말씀은 십계명 중 다섯 번째 계명으로, 인간 사이의 관계를 다루는 첫 계명입니다. 그만큼 하나님은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귀히 여기시며, 이 관계 안에 하나님의 나라의 질서를 담아두셨습니다. 단지 어버이날을 기념하는 주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명령을 붙들고 부모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돌아보는 귀한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1. 십계명 속 부모 공경의 위치
출애굽기 20장은 하나님께서 시내산에서 모세를 통하여 주신 십계명의 말씀입니다. 앞의 네 계명은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뒤의 여섯 계명은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인간관계의 시작점으로 하나님께서 '부모 공경'을 가장 먼저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단순한 가족 예절이나 도덕적인 교훈 그 이상입니다. 하나님께서 가정이라는 공동체를 통해 하나님의 통치와 교육, 질서를 구현하시기를 원하신다는 뜻입니다.
본문의 “공경하라”는 말은 히브리어로 ‘카베드’(כָּבֵד)인데, 이는 ‘무겁게 여기다’, ‘존귀히 여기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단지 예의를 갖추라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존재 자체를 하나님 앞에서 무게 있게 받아들이라는 명령입니다. 이 단어는 하나님을 향한 경외를 표현할 때도 쓰이는 단어로, 부모를 공경하는 것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태도와 맞닿아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는 약속은 단순히 장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땅은 하나님의 언약의 성취이며, 하나님과의 동행의 장소였습니다. 그러므로 부모 공경은 단지 효도의 차원을 넘어서, 하나님의 축복과 질서 안에 사는 삶의 조건이었습니다. 이것은 신약에서도 동일하게 강조되며, 에베소서 6장 2절에서는 “약속 있는 첫 계명”이라 말하며 신자들에게도 중요한 윤리적 기준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2. 하나님 나라의 질서와 부모의 자리
성경은 부모를 단순한 양육자 이상의 존재로 묘사합니다. 부모는 하나님께서 세우신 권위의 상징이며, 자녀에게 하나님의 성품과 뜻을 전수하는 영적 교사입니다. 자녀가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고 믿음을 가지는 가장 첫 번째 통로는 부모입니다. 잠언 기자는 “내 아들아 네 아비의 훈계를 들으며 네 어미의 법을 떠나지 말라”고 말합니다. 이는 부모가 하나님의 뜻 안에서 자녀를 가르칠 때, 자녀는 그것을 거룩한 유산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사는 시대는 권위를 의심하고, 전통을 경시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부모의 권위도 예외가 아닙니다. 하지만 성경은 권위 그 자체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 안에 세워진 권위에 대한 존중을 강조합니다. 자녀가 부모를 공경하는 일은 하나님께서 세우신 권위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신앙 행위입니다.
특히 출애굽기의 맥락 속에서 이 계명을 다시 보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출애굽시켜 자유를 주셨지만, 그 자유가 무질서를 의미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자유는 질서 안에서의 자유였습니다. 부모를 공경하는 삶은 그 질서의 출발점이며, 가정 안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경험하는 중요한 열쇠입니다. 다시 말해, 부모 공경은 단지 윗사람을 잘 모시라는 도덕 교훈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그의 뜻에 순종하는 영적 예배의 한 형태입니다.
3. 오늘을 사는 신자에게 주는 교훈
오늘날 우리 사회는 핵가족화를 넘어 1인 가구가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점점 더 많은 이들이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거리감 있게 여기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성경은 시대와 문화를 초월하여 부모 공경의 중요성을 일관되게 강조합니다.
에베소서 6장은 부모에게 순종하고 공경하라는 명령을 통해, 그리스도인의 가정이 하나님의 나라를 보여주는 작은 모형이 되어야 함을 말합니다. 부모를 공경하는 자녀는 단지 착한 아이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바른 신앙의 열매를 맺는 자입니다. 더불어 부모는 자녀를 사랑과 진리 안에서 양육하며, 자신의 말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으로 그들의 삶을 이끌어야 합니다.
우리는 어버이 주일을 맞아 단지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데에 그치지 말고, 성경이 말하는 부모 공경의 깊이를 회복해야 합니다. 부모를 공경하는 것은 우리의 신앙 고백이자 삶의 예배입니다. 또한 이는 단지 자녀에게만 해당하는 말씀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자녀로 태어났고, 때로는 부모로, 양육자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각자의 자리를 분별하고, 부모로서의 책임과 자녀로서의 순종을 함께 붙드는 것이 신자의 삶입니다.
결론: 공경은 믿음의 열매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은 출애굽기 20장 12절을 통해 우리에게 부모를 공경하라는 명령을 주셨습니다. 이 명령은 단순한 윤리적 교훈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통치 질서를 반영하는 거룩한 명령이며, 믿음의 실천입니다. 공경은 마음에서 시작하여 태도와 삶으로 드러나야 하며,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는 부모를 귀히 여기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어버이 주일을 맞아, 우리 각자의 삶에서 부모를 향한 태도를 돌아보며,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마음으로 부모를 공경합시다. 그 공경을 통해 우리의 가정이 복을 받고, 하나님 나라의 통치가 우리의 삶 속에 깊이 뿌리내리기를 기도합니다.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복된 가정과 신앙의 유산이 이 땅에 계속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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