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 주일 설교, 신명기 6:7 말씀을 가르치라
가정에서 시작되는 말씀의 유산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 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 (신명기 6:7)
어버이 주일을 맞아 우리는 신명기 6장 7절 말씀을 통해, 하나님께서 부모에게 맡기신 영적 책임에 대해 묵상하고자 합니다. 가정은 단순한 혈연 공동체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계승되고 믿음이 전수되는 첫 번째 신앙의 학교입니다. 본문은 단지 교육의 방식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부모의 삶 전체가 어떻게 자녀에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진지하게 성찰하게 합니다. 오늘 이 말씀 앞에 서서, 우리 가정이 말씀 위에 세워지는 축복의 통로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1. ‘부지런히 가르치며’ – 신앙 교육의 우선순위
본문은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로 시작합니다. 여기서 ‘부지런히 가르치다’는 히브리어로 ‘샤난’(שָׁנַן)이라는 단어가 사용되었는데, 이는 ‘날카롭게 새기다’, ‘반복적으로 각인시키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말씀을 자녀의 마음 깊은 곳에 새기도록 반복하고 강조하라는 의미입니다.
이것은 자녀에게 신앙을 가르치는 일이 일회성 행사나 주일학교에 맡길 수 있는 영역이 아님을 말합니다. 부모는 자녀의 영혼에 하나님의 말씀을 새기는 사명을 받았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부지런함’입니다. 믿음은 게으름과 무관심 속에서 전해질 수 없습니다. 말씀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부모의 부지런한 삶 자체가 자녀에게는 가장 강력한 교육이 됩니다.
가정 안에서의 신앙 교육은 단지 정해진 시간에 말씀을 읽는 것을 넘어섭니다. 부모가 날마다 말씀을 가까이하며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고, 감사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일상의 경건이 자녀에게는 살아 있는 신앙 교과서가 됩니다. ‘부지런함’은 부모의 손끝과 발걸음, 말 한 마디와 태도에 담긴 하나님의 사랑을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2. 삶의 모든 자리에서 가르치라
본문은 구체적으로 그 가르침의 시점을 제시합니다.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 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라고 말합니다. 이는 하루의 모든 일상적 순간을 포괄하는 표현으로, 특정한 시간에 국한된 교육이 아닌 삶 전체가 말씀 교육의 장이라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예배당에서만 선포되는 것이 아니라, 식탁 앞에서, 자녀의 질문 앞에서, 일상의 선택 앞에서 반복적으로 선포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집에 앉았을 때’는 가족이 함께하는 정적인 시간을 의미하고, ‘길을 갈 때’는 움직이고 바쁜 일상 중에도 말씀을 잊지 말아야 함을 말합니다. ‘누워 있을 때’는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이며, ‘일어날 때’는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결국 이 말씀은, 신앙이 시간표 속의 한 칸이 아니라 삶의 전체를 지배하는 리듬이 되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이러한 삶의 패턴은 부모의 경건한 습관에서 비롯됩니다. 자녀에게 신앙을 가르친다는 것은 결국 부모의 삶이 말씀 안에 놓여 있을 때 가능한 일입니다. 부모가 말씀 앞에 정직하게 반응하고, 삶 속에서 복음을 따라 살아갈 때, 자녀는 그 안에서 하나님을 보게 됩니다.
3. 가정은 신앙이 전수되는 첫 번째 교회
신명기 6장의 말씀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신 신앙 교육의 핵심입니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부모’입니다. 이는 성경 전반에 걸쳐 일관되게 강조되는 진리입니다. 잠언은 “아이에게 마땅히 행할 길을 가르치라”고 권면하고, 에베소서 6장에서도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고 명령합니다. 모든 신앙 교육의 출발은 교회가 아니라 가정이며, 교사는 바로 부모입니다.
가정은 하나님의 말씀이 매일 선포되는 작은 성소가 되어야 합니다. 예배는 단지 주일 아침의 한 시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말씀을 나누고 기도하는 일상의 흐름 속에서 드려져야 합니다. 식사 기도 한 줄도, 잠자기 전의 축복의 말도 모두가 신앙 교육입니다. 부모가 기도하는 모습을 자녀가 볼 때, 그 아이는 신앙의 모범을 배우게 됩니다.
오늘날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을 ‘전문가에게’ 맡기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자녀의 신앙 교육을 부모에게 맡기셨습니다. 이는 부담이 아니라 특권이며, 영적 권위입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성경을 읽어주는 일, 신앙의 질문에 답해주는 일, 하나님 앞에서 회개하고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일은 결코 사소한 행위가 아닙니다. 그것은 다음 세대에 하나님을 전하는 복음의 전달입니다.
결론: 말씀 위에 세운 가정, 하나님이 기억하십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신명기 6장 7절은 우리에게 분명히 말씀하고 있습니다. 자녀에게 부지런히 말씀을 가르치고, 삶의 모든 자리에서 그것을 강론하라고 하십니다. 이것은 부모에게 주신 하나님의 명령이자 축복의 약속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가정을 믿음의 계승을 위한 통로로 세우셨습니다. 그 가정에서 시작된 작은 말씀의 씨앗은, 자녀의 삶을 자라게 하고, 다음 세대를 믿음의 길로 인도하게 됩니다. 어버이 주일을 맞아, 우리는 부모의 수고에 감사를 드릴 뿐 아니라, 부모로서의 사명을 다시 붙잡아야 합니다.
우리가 비록 완전하지 않아도, 하나님의 말씀 앞에 부지런히 서는 삶을 자녀에게 보여준다면, 하나님께서는 그 믿음을 기억하시고, 그 가정을 복되게 하실 것입니다. 우리 모두의 가정이 작은 교회가 되어, 하나님의 나라가 일상 속에서 이루어지는 기쁨을 누리기를 간절히 축복합니다.
'성경강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버이주일 설교, 부모 공경과 제자도 (0) | 2025.04.24 |
---|---|
어버이주일 설교, 에베소서 6:4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 (0) | 2025.04.24 |
어린이 주일 설교, 대적을 침묵하게 하는 아이의 찬양 (0) | 2025.04.24 |
어린이주일 설교, 천국에서 큰 자는 누구입니까 (0) | 2025.04.24 |
어린이 주일 설교, 목자같이 양 떼를 먹이시며 (0) | 2025.04.2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