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주일 설교, 천국이 이런 사람의 것이니라
하나님의 품으로 가는 길
“예수께서 이르시되 어린 아이들을 용납하고 내게 오는 것을 금하지 말라 천국이 이런 사람의 것이니라 하시고” (마태복음 19:14)
어린이 주일을 맞아 오늘 우리는 마태복음 19장 14절 말씀을 중심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어떻게 이해하고 누릴 수 있는지를 깊이 묵상하고자 합니다. 단순히 ‘아이처럼 순수하자’는 교훈을 넘어서, 이 말씀이 담고 있는 복음의 본질, 교회의 사명, 그리고 부모와 공동체의 역할을 함께 되새겨보려 합니다.
1. 당시 유대 사회에서의 어린이의 위치
마태복음 19장은 예수님께서 유대 땅을 지나가시던 중, 여러 사람들이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주님의 손을 얹어 기도해 주시기를 바랐던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그 모습을 보고 아이들을 꾸짖습니다. 제자들의 이 반응은 단순한 오해나 실수가 아니라, 당시 사회의 고정관념을 반영한 것입니다.
1세기 유대 사회에서 어린아이는 사회적 지위가 없었습니다. 아이는 한 사람으로서 존중받기보다는, 보호받아야 할 존재로 여겨졌고, 의사결정이나 종교적 행사에서의 참여도 제한적이었습니다. 당시 라삐 교육에서도 성인 남성이 중심이었고, 어린이는 그저 나중에 자라면 제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으로만 인식되었습니다.
그런 문맥 속에서 예수님께서 “어린아이들을 용납하고 내게 오는 것을 금하지 말라”고 하신 말씀은, 당시의 사회 질서를 완전히 뒤집는 급진적인 선언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아이들을 단순한 교회의 미래가 아니라, 오늘 이 순간, 천국의 현재 참여자로 받아들이셨습니다.
2. 예수님의 선언, “천국이 이런 사람의 것이니라”의 깊은 의미
이제 본문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어린아이들을 용납하고 내게 오는 것을 금하지 말라”에서 ‘용납하다’라는 헬라어 원어는 aphiēmi로, 본래 ‘놓아주다’, ‘풀어주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아이들이 자신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말고 자유롭게 오게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즉, 복음은 그 누구에게도 닫혀 있지 않으며, 하나님의 품은 열려 있다는 선언입니다.
그 다음 나오는 “천국이 이런 사람의 것이니라”는 말씀은 한편으로는 어린이의 특성을 예로 든 것이고, 또 한편으로는 천국 백성의 조건을 제시하신 것입니다. 여기서 ‘이런 사람’이라는 표현은 단순히 ‘어린이’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어린아이 같은 태도, 즉 전적인 의존, 겸손, 순전한 신뢰를 가진 자들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천국’이라는 단어는 헬라어 basileia tōn ouranōn으로, 문자적으로는 ‘하늘들의 왕국’이라는 뜻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장소 개념이 아니라, 하나님의 통치와 임재가 이루어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은, 이 천국의 임재는 스스로를 낮추고, 자기 권리를 주장하지 않는 자들에게 임한다는 선언입니다.
3. 아이들에게서 배우는 천국의 문법
우리는 이 말씀에서 아이들의 모습을 깊이 묵상해야 합니다. 어린이는 본능적으로 의존합니다. 배고프면 울고, 아프면 엄마를 찾고, 무서우면 아빠의 품에 안깁니다. 그리고 그 의존 속에는 의심이 없습니다. 아버지가 주는 밥은 먹을 수 있고, 어머니가 안아주면 세상이 안전해진다는 단순하지만 전적인 신뢰가 존재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로 이러한 태도가 천국 백성의 본질이라고 가르치신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설 때, 성숙함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공로를 내세우고, 복음을 거래하듯 접근하려 한다면, 이미 그 문은 우리에게 닫혀 있는 것일지 모릅니다.
아이들은 자기 의로 무언가를 얻으려 하지 않습니다. 그저 받습니다. 은혜는 그런 것입니다. 받을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라, 주시는 분의 자비 때문에 받는 것. 그래서 은혜는 계산이 아닌 선물입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스스로의 자격과 능력을 끊임없이 증명하려 합니다. 그러나 천국은 증명이 아닌, 신뢰로 들어가는 곳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아이들을 보며, 우리 모두가 그처럼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결론: 교회는 아이들을 통해 복음을 배웁니다
오늘 본문을 통해 우리가 다시 붙잡아야 할 복음의 본질은 무엇입니까? 교회는 어린이들을 ‘미래의 성도’로만 보아서는 안 됩니다. 아이들은 지금 이 순간, 하나님의 나라를 우리보다 더 온전히 살아가고 있는 존재일 수 있습니다.
어린이 주일을 맞아, 우리는 단지 아이들을 축복하고 응원하는 것을 넘어서, 아이들의 믿음에서 다시 배워야 합니다. 교회는 아이들에게 복음을 가르치는 곳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아이들을 통해 복음을 배우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부모와 교사, 공동체는 그들이 예수님께 자유롭게 나아갈 수 있도록 ‘금하지 않는’ 역할을 감당해야 합니다. 그것이 곧 교회의 사명이며, 예수님의 명령에 대한 순종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어린아이들과 같이 하나님 앞에 나아갑시다. 계산하지 말고, 따지지 말고, 그저 그분의 품 안에 안깁시다. 그곳에서 우리는 천국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의 품이 열려 있는 한, 우리 모두는 그 안에서 안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천국은 이런 사람의 것이니라.” 이 말씀은 단지 아이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오늘 우리 모두를 향한 예수님의 초대입니다. 이 말씀을 품고 한 주간도 은혜 가운데 거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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