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기도문
영원하신 하나님, 6월의 뜨거운 태양이 정점에 이른 이때에, 저희는 당신 앞에 무릎을 꿇고 이 시간의 값을 새기며 기도드립니다. 계절이 우리에게 남긴 무게와 성숙, 그리고 6월의 소용돌이 속에 흐른 분열과 갈등, 계엄과 탄핵의 쓰라림을 지나, 6·3 대통령 선거의 물결이 대한민국을 새롭게 일으키는 역사의 현장을 지나며, 이제 마음과 가슴과 삶이 새로워지길 소망합니다.
먼저, 이 땅을 향하신 주님의 뜻이 때로는 알 수 없는 방식으로 역사하셨음을 고백합니다. 계엄령의 그림자와 탄핵의 고통, 공포와 분노, 용서와 해신(解信)의 과정 속에서도, 주께서는 민족이 깨어날 기회를 주셨고, 국민이 깨어 기도하도록 부르셨음을 믿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거짓이 득세하는 혼돈 중에도 진실을 갈망하는 영혼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이제 새로 선출된 대통령과 지도자 위에 주의 손을 얹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주여, 눈부신 햇살 아래 흔들리는 연초록 잎사귀처럼 흔들리던 우리의 신앙이, 이번 봄의 무너짐과 회복의 과정을 통해 단단해진 줄 믿사옵니다. 저희 각자의 삶 속에 남은 죄와 연약함을 고백합니다. 생각이 고요할 때도 욕망은 낯잠처럼 숨어 있었고, 말은 예수의 이름을 부르지만 행동은 세상의 기준을 따랐습니다. 용서 없은 분노와 비교의 독이 마음을 잠식하였고, 무관심은 사랑의 시들음을 낳았습니다. 그러나 주의 사랑이 저희를 끌어안고, 회개의 눈물로 정결케 하시고, 오늘 이 기도를 향해 영혼을 거룩하게 세우시는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건강을 위해 기도합니다. 주님, 여름의 고단한 열기 속에서 흐르는 땀과 숨결 속에 건강의 비밀이 있음을 믿습니다. 육신의 허약이나 질병이 두려움이 아닌, 주님을 찾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되게 하옵소서. 아빠로서, 엄마로서, 신자의 자리에 선 이 시간, 나와 우리가 쓰러질 때에 나를 고쳐 세우시는 하나님, 당신이 나를 위하여 준비하신 형통한 길을 다시 밟게 하소서. 작은 통증도 당신의 진단으로 받들고, 지친 어깨와 무너진 마음의 균형도 오직 당신의 채우심으로 맞추게 하옵소서.
저의 삶을 “사람이 물 위를 걷는 것같이” 매일 흔들리는 여정이라 고백합니다. 그러나 당신의 손이 저를 붙들면, 물 위를 걷는 베드로처럼, 무너지는 대신 걷는 믿음이 샘솟음을 경험하게 하옵소서. 저의 신앙이 계절에 따라 좌우되지 말고, 당신의 철학적인 진리 위에 굳건히 뿌리내리게 하소서. 진리와 사랑이 공존하는 삶을 살게 하시어, 말이 앞서기보다 삶이 당신의 향기로 드러나는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아빠로서, 엄마로서의 역할을 기도합니다. 자녀들 앞에 내가 먼저 나아간 믿음의 모범이 되게 하소서. 제 손을 잡는 작은 손마디에서조차 당신의 손길과 같은 평온을 느끼게 하옵소서. 눈물 흘리는 아이를 안아줄 때, 불안해하는 아이 곁에 있을 때, 곧 당신이 붙들어 주시는 하나님임을 전하는 삶의 언어가 흐르게 하시며,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히 감싸는 말과 행동으로 아이들이 자라게 하옵소서.
신자로서 바른 삶을 기도합니다. 어둠이 짙어질수록 빛이 필요하듯, 제가 붙드는 삶의 철학이 단순하고도 거룩한 진리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인생이란 저울 같은 것이 아니라 축합의 시간임을 믿으며, 사랑과 진리가 축으로 돌아가는 사람 되게 하옵소서. 욕심의 잔소리가 아니라, 예수의 음성이 내 안을 채우게 하옵소서. 길이 넓어질수록 혼돈을 만든 것이 사람의 지혜임을 깨닫고, 좁은 길을 택하는 믿음의 용기를 주소서.
이 나라 대한민국을 위한 기도입니다. 계엄시절에 뿌려진 공포의 씨앗과 탄핵 속에서 터져 나온 분노의 싹이, 이제 민주라는 굳건한 나무를 세우기 위한 양분 되었음을 고백합니다. 6·3 대통령 선거를 통해 새로운 지도자가 세워져, 갈등보다 화합, 편향보다 중용, 분열보다 연합의 길을 걸어나가게 하옵소서. 대통령이 다윗처럼 통 크게 품고, 솔로몬처럼 지혜롭게 판단하며, 느헤미야처럼 무너진 성벽을 재건하듯, 국가의 허물을 다듬고 인내와 기도로 나라를 세울 수 있도록 축복하소서.
대한민국의 경제와 안보를 위해 간구합니다. 북한과의 긴장선이 불안의 상징이 되게 마시고, 대화의 문이 열리는 대로 주의 평화가 함께 흐르게 하옵소서. 경제의 불확실성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정의로운 시스템과 신뢰 회복이 이루어지게 하소서. 사회적 약자와 다수 모두가 사람답게 살아갈 기회를 누리는 나라로 걸음 내딛게 하옵소서.
주님, 이 6월을 보내며 감사와 기대를 함께 고백합니다. 무더운 여름과 장마가 앞서 다가오지만, 그 모든 풍랑을 당신이 인도하심을 잊지 않게 하옵소서. 7월에는 더 뜨겁고, 더 무겁고, 더 풍성한 영적 결실이 있게 하시며, 마음의 장마가 주의 평강으로 덮어 주시길 소망합니다.
저의 머릿속 사유도 당신 앞에 내어 놓습니다. 인간이 만든 철학과 지식이 아닌, 성령의 깊이에서 흐르는 지혜로 생각하게 하옵소서. 이 땅의 현실과 내 마음의 현실 사이에 다리가 되어 주심을 믿으며, 참된 자유와 책임을 아는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어둠이 깊을수록 빛이 선명함을 믿습니다. 저의 연약함이 당신의 능력이 드러나는 배경이 되게 하옵소서. 인생이란 문장의 파편처럼 불완전하지만, 당신이 쓰신 한 권의 서사시임을 알고, 하루하루가 당신의 손끝으로 그려지는 그림 같기를 소망합니다.
마지막으로 고백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참 자유를 얻고, 사랑으로 충만하며, 진리 앞에 서 있는 사람이 되게 하심에 감사합니다. 6월이 지나가도 당신의 선하심은 영원히 변하지 않으시니, 이 기도를 붙들고 7월에도 담대히 나아가길 소망합니다.
이 모든 감사와 간구를 흘려 보내지 마시고, 우리의 삶 속에 당신의 소망과 기쁨, 능력과 지혜를 부어 주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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