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드리는 기도

새로운 계절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드리는 감사 기도

 

거룩하시고 영원하신 하나님 아버지,
시간을 주관하시며 만물을 그 섭리 가운데 아름답게 운행하시는 주님께 찬양과 감사의 기도를 올려 드립니다.

긴 겨울의 침묵을 깨뜨리시고, 새봄의 노래를 허락하신 하나님, 차가운 바람이 지나가고 따뜻한 기운이 땅을 어루만지는 이때, 우리는 다시금 시간의 흐름 속에서 주님의 신비를 묵상합니다. 나무에 스며든 생명이 움트고, 마른 가지에 연한 초록이 돋아나는 이 놀라운 변화를 보며, 주님의 창조의 손길을 찬양합니다.

 

겨울은 마치 우리에게 기다림과 인내의 지혜를 가르치듯 길고도 조용했지만, 그 속에서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주님은 만물을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우리가 보지 못하는 땅속에서도 새싹이 자랄 준비를 하고 있었고, 겨울잠을 자던 생명들이 서서히 깨어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멈춘 듯 보이는 계절 속에서도 주님께서는 단 한 순간도 쉼 없이 일하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이제, 새로운 시간이 허락되었습니다. 다시금 땅이 부드러워지고, 생명이 일어나는 이 계절을 통해 우리는 깨닫습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도 새로운 시간을 선물로 주셨음을 말입니다. 우리의 삶이 때로 겨울과 같이 차갑고 고요한 순간을 지나갈지라도, 주님께서는 봄을 예비하고 계심을 믿습니다.

 

주님, 봄이 오면 들판의 꽃들이 앞다투어 피어나듯, 우리 마음에도 주님이 허락하시는 새로운 소망과 기쁨이 피어나길 소망합니다. 언 땅을 뚫고 새순이 돋아나듯, 우리의 굳어진 마음도 녹아내려 주님의 말씀 앞에 더욱 겸손해지게 하시고, 새롭게 하시는 주님의 은혜를 깊이 경험하는 계절이 되게 하옵소서.

 

시간은 흘러가고 계절은 변화하지만, 주님의 사랑과 신실하심은 결코 변하지 않음을 고백합니다. 우리의 삶에도 봄이 오고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찾아오며 마침내 겨울이 오지만, 그 모든 순간이 주님의 섭리 안에 있음을 기억하게 하옵소서. 변하는 시간 속에서도 변치 않는 주님의 은혜를 붙들고, 하루하루를 주님 앞에서 온전히 살아가게 하옵소서.

 

주님, 이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며, 우리의 삶도 새롭게 변화되길 기도합니다. 무뎌진 영혼이 다시금 주님을 향한 갈망으로 깨어나고, 메마른 마음이 성령의 단비를 맞아 촉촉이 적셔지며, 잠들어 있던 믿음이 다시금 힘차게 일어나는 은혜를 경험하게 하옵소서.

 

새로운 봄을 허락하신 주님, 이 시간이 단순히 계절의 변화가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진 새로운 기회임을 알게 하옵소서. 지나간 시간 속에서 놓쳤던 것들을 다시 붙잡고, 게으름과 나태함을 벗어버리고, 주님 앞에서 더욱 정결한 삶을 살아가는 시간이 되게 하옵소서.

 

생명이 약동하는 이 계절에, 우리도 주님의 사랑 안에서 더욱 풍성한 열매를 맺는 삶이 되길 원합니다. 주님과 동행하며, 말씀을 묵상하며, 우리의 삶을 새롭게 하는 은혜의 계절로 삼아 주옵소서.

우리에게 새 생명을 주시고, 봄의 빛처럼 우리 영혼을 환하게 비추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