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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1장 1절을 주해와 묵상 에세이

테필라 2025.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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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1:1 주해와 묵상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창세기 1:1, 개역개정)

 

1. 본문 주해

창세기 1장 1절은 히브리어로 “בְּרֵאשִׁית בָּרָא אֱלֹהִים אֵת הַשָּׁמַיִם וְאֵת הָאָרֶץ”라고 기록된다. 이 말씀은 성경 전체의 문을 여는 선언으로, 구속사 전체의 기초가 되는 대전제이며, 인간 존재와 세계의 의미를 해석하는 결정적 기점이다.

 

“태초에”(בְּרֵאשִׁית, 베레쉬트)는 시간적 개념의 기원으로, 창조 이전에 존재하던 영원한 하나님께서 시간과 공간의 흐름을 여신 시점을 가리킨다. 인간의 역사 이전, 시간조차 존재하지 않던 영원 속에서 하나님이 ‘시작’을 설정하신 것이다.

 

“하나님이”(אֱלֹהִים, 엘로힘)는 복수형이지만 단수 동사 ‘창조하시니라’(בָּרָא, 바라)와 함께 쓰여 삼위일체 하나님의 공동사역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 이름은 권능과 통치의 하나님을 드러내며, 인간의 추측이 아닌 계시를 통해만 알 수 있는 초월적 존재를 전제한다.

“창조하시니라”(בָּרָא)는 오직 하나님만이 주어가 될 수 있는 동사이다. 인간은 만들고 구성할 수는 있지만 ‘창조’는 불가능하다. 이는 무(無)에서 유(有)를 불러내는 전능한 하나님의 능력을 표현한다.

 

“천지”(הַשָּׁמַיִם וְאֵת הָאָרֶץ)는 전통적 히브리 관용어로, ‘우주 전체’ 곧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모든 창조 세계를 포함한다. 창세기의 창조 선언은 단지 신화나 우화가 아닌, 실재하는 우주의 기원을 하나님 중심의 질서로 선포하는 말씀이다.

 

이 구절은 단순히 우주 기원의 설명이 아니라, 하나님의 절대주권과 구속사의 시발점을 천명하는 선언이다. 성경의 첫 문장은 하나님을 삶의 중심에 두지 않고는 아무 것도 시작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신학적 전제이다.

 

2. 묵상 에세이: 시작은 하나님으로부터

 

나의 시작은 과연 어디서부터였을까. 나는 나 자신을 안다고 생각했지만, 시작을 잊은 채 살아온 시간은 생각보다 길었다. 그러나 성경은 단호하게 선언한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성경은 내 존재의 시작도, 이 세상의 시작도, 우주의 질서도 한 존재로부터 비롯되었음을 선포한다. 하나님이다.

 

이 말씀이 처음 내 가슴에 와닿았을 때, 단지 우주론적 경외감만을 느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한 문장에서 모든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나는 어디서 왔는가? 왜 살아야 하는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그 모든 질문의 답은 "하나님"이라는 한 단어로 수렴되었다. 나는 하나님 없이 시작된 것이 아니다. 하나님은 내 생명의 태초이시며, 모든 삶의 근원이다.

 

“태초에”라는 말은 시간의 시작점을 넘어서, 하나님의 선행하심을 고백하게 만든다. 나의 생이 시작되기 전, 하나님은 이미 계획하셨고, 뜻하셨고, 사랑하셨다. 이 고백은 나를 무가치하게 여기게 하는 수많은 세상의 소리 앞에서, 다시금 나의 존재에 대한 하나님의 의도를 상기시킨다. 나는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창조주의 섬세한 계획과 의도 속에 존재하는 자이다.

 

그리고 그 하나님은 ‘창조하시는 하나님’이시다. “창조하시니라”는 단어는 단지 과거형이 아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나의 삶 속에서 창조의 일을 행하고 계신다. 무너진 마음에서 소망을, 닫힌 관계에서 회복을, 죄로 죽은 영혼에서 생명을 창조하신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진 구속은 곧 새로운 창조이며, 그 안에서 나는 날마다 새로워진다.

 

또한 “천지”라는 이 한 마디는 나의 삶의 모든 영역이 하나님의 손에 있다는 위대한 선언이다. 내 눈에 보이는 현실만이 전부가 아니며, 내가 다 알지 못하는 영적인 세계 또한 그분의 주권 아래 있다. 나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세상을 살고 있지만,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창조 세계 안에 있으며, 결국 그분의 질서와 목적 속에서 이루어져 간다. 이것이 내가 오늘을 담대히 살아갈 수 있는 이유다.

 

이 말씀을 묵상하면서 나는 깨닫게 된다. 나의 신앙도, 나의 사명도, 나의 말과 글과 삶도 모두 하나님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내가 무엇을 하든 그 시작을 하나님으로 삼지 않으면, 그것은 창조가 아니라 혼돈이며, 빛이 아니라 공허이다. 하나님이 말씀하실 때, 빛이 있었고 질서가 세워졌다. 마찬가지로 하나님이 나에게 말씀하실 때, 내 삶에도 빛이 비치고 질서가 시작된다.

 

그래서 나는 다시 고백한다. 태초에 하나님이 계셨고, 지금도 계시며, 앞으로도 계신다. 그분은 내 인생의 첫 문장이며, 마지막 문장을 마침표로 찍으시는 분이시다. 내가 쓰는 인생의 모든 페이지는 그분의 손길 없이 의미를 가질 수 없다.

 

이제 나는 오늘도 하나님의 이름으로 시작하려 한다. 아침을 여는 기도, 한 사람을 향한 말 한마디, 쓰는 글 한 줄조차도 창조주 하나님으로부터 비롯되길 바란다. 내 존재의 “태초”는 하나님의 사랑이다. 나의 시작은 하나님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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