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23편 1절 주해와 묵상 에세이
시편 23:1 주해와 묵상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시편 23:1, 개역개정)
1. 본문 주해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라는 선언은 시편 23편의 핵심이며, 전통적인 히브리 시문학 속에서 가장 사랑받는 은유적 표현 중 하나이다. 이 구절에서 다윗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목자와 양'의 관계로 묘사하며, 자신을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지하는 존재로 위치시킨다.
‘여호와’는 히브리어 ‘야훼’(יְהוָ֥ה)로서, 스스로 존재하시며 언약을 지키시는 하나님의 이름이다. 이는 단지 능력의 하나님이 아니라, 언약 속에서 백성을 돌보시고 보호하시는 인격적 하나님을 의미한다. 다윗은 그 하나님이 ‘우리의’가 아니라 ‘나의’ 목자라고 고백한다. 이는 공동체의 고백이 아닌 철저히 개인적이며 존재적인 고백이다.
‘목자’(רוֹעִי, 로이)는 고대 이스라엘 사회에서 보호자이자 인도자, 공급자, 싸움꾼이었다. 양은 지극히 무기력한 존재로서, 목자의 손길이 없으면 생존할 수 없다. 따라서 다윗의 고백은 전적인 신뢰와 의탁의 고백이다. 다윗은 왕이었으나, 그 왕위보다 더 중요한 자신의 정체성을 ‘양’으로서, 하나님의 인도받는 자로 규정한다.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לֹ֣א אֶחְסָֽר)라는 말은 단순히 물질적인 결핍이 없다는 말이 아니다. 이는 하나님의 돌보심 아래에 있는 자가 어떤 상황에서도 본질적인 필요에서 결핍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부족함 없음’은 히브리어에서 ‘결핍 없이 채워진 상태’를 의미하며, 창조주이자 공급자이신 하나님께서 목자로 계시는 자의 내적 풍요를 표현하는 말이다.
이 구절은 결국 구속사적 맥락 속에서 그리스도 안에서의 참된 목자의 완성을 예표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자신을 “선한 목자”라 칭하시며(요 10:11), 양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시는 분으로 오셨다. 시편 23편은 단지 다윗의 경험이 아닌, 모든 구속받은 자의 신앙 고백으로 확장된다.
2. 묵상 에세이: 하나님이 나의 목자이시기에
나는 누구에게 인도받고 있는가? 이 질문은 생각보다 내 삶의 많은 것을 결정한다. 나의 걸음, 판단, 선택, 감정, 심지어는 내가 느끼는 평안과 불안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누가 나의 목자인가’ 하는 것이다.
다윗은 말한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이 단 한 문장 안에 모든 신앙의 근본이 들어 있다. 하나님이 나의 목자이시라면, 나는 양이다. 하나님이 인도하신다면, 나는 내 뜻을 내려놓고 그분의 뜻에 순종해야 한다. 하나님이 나를 먹이신다면, 나는 걱정을 멈추고 공급하실 은혜를 믿어야 한다.
신앙은 결국, 내가 목자 자리를 내려놓고 하나님께 내 삶의 인도권을 맡기는 일이다. 나 스스로 나를 인도하려 할 때, 나는 늘 길을 잃었고 두려움에 빠졌다. 그러나 하나님을 목자로 모실 때, 이해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도 ‘부족함 없음’을 경험하게 된다. 부족함이 없다는 이 고백은 가진 것이 많아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나와 함께하시기 때문이다.
세상은 끊임없이 부족함을 자극한다. 더 가져야 하고, 더 올라가야 하고, 더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말씀하신다. “나는 네 목자다. 너는 내 양이다. 나는 너를 아낀다. 너는 나에게 부족하지 않다.” 그 음성 하나면 족하다. 참된 충만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목자 되신 하나님과의 관계 안에서 흘러나오는 것이다.
예수님은 자신을 “선한 목자”라 하셨다. 그분은 양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셨다. 나는 그 목자의 음성을 따라가는 양으로 부름받았다. 그래서 나는 더 이상 길을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된다. 그분이 나를 인도하신다. 내가 넘어질 때도, 광야를 지날 때도, 그분은 나를 부르시고, 안으시고, 기르신다.
이 구절은 내게 ‘신뢰의 미학’을 가르쳐 준다. 모든 것을 계획하고 통제하려는 나의 불안을 내려놓게 한다. 내가 모르는 길 앞에서도 목자 되신 하나님은 이미 그 길을 아시고 계신다. 그분은 나보다 나를 더 잘 아시며, 나보다 나의 미래를 더 잘 준비하신다. 그 진리를 붙들고 나는 오늘도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다”고 고백한다.
이 말은 나의 현실을 부정하는 말이 아니다. 내 삶엔 여전히 숙제가 있고, 상처가 있고, 기도가 있다. 그러나 그 모든 것 위에, 내 존재의 바탕에 하나님이 목자이심을 고백할 때, 나는 부족하지 않다. 그분은 내가 필요로 하는 것뿐 아니라, 내가 필요로 할 줄도 몰랐던 은혜까지도 예비해두신 분이시다.
그래서 나는 더 이상 길을 잃지 않는다. 더 이상 목마르지 않는다. 더 이상 불안 속에 머물지 않는다. 하나님이 나의 목자이시기 때문이다. 그 고백 하나면, 모든 인생의 길을 걷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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