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셋째주 주일 대표기도문 설명절주일
하나님 아버지,
시간의 주인이시며 계절의 흐름을 주관하시는 주님 앞에, 2월 셋째 주일 예배로 저희를 불러 모아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겨울의 끝자락과 봄의 문턱 사이에서, 차가운 공기 속에도 조금씩 길어지는 햇빛을 보게 하시고, 우리의 마음에도 새로움의 기운을 불어넣으시는 주님의 은혜를 찬양합니다. 특별히 이번 주간은 설명절을 앞두고 마음이 분주해지기 쉬운 때이오니, 우리로 하여금 분주함 속에서도 예배의 중심을 잃지 않게 하시고, 모든 걸음을 주님께 맡기며 주일을 거룩히 지키게 하옵소서.
주님, 예배가 먼저입니다. 우리의 일정과 계획이 먼저가 아니라, 주님의 말씀과 임재가 먼저임을 고백합니다. 설을 준비하며 해야 할 일이 많고, 오가는 길을 생각하면 마음이 바빠지며, 가족을 만나는 기대와 부담이 함께 찾아오기도 합니다. 그러나 주님, 오늘 이 시간만큼은 우리의 마음을 주님께로 모아 주옵소서. 세상의 소리와 걱정을 잠시 내려놓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찬양하며, 말씀 앞에 정직하게 서게 하옵소서. 우리의 예배가 형식이 아니라, 살아 계신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영과 진리의 예배가 되게 하옵소서.
하나님, 설명절이 단지 관습과 행사로만 지나가지 않게 하옵소서. 가족이 함께 모이는 이 시간은, 주님께서 허락하신 관계의 자리이자 기억의 자리임을 깨닫게 하옵소서. 부모와 자녀, 형제와 자매가 서로를 바라보며 마음을 나누는 과정 속에서, 우리 안에 쌓인 서운함과 오해가 풀리게 하시고, 말로 다 하지 못한 사랑이 회복되게 하옵소서. ‘잘 지내셨습니까’라는 인사가 의례로 끝나지 않게 하시고, 진심 어린 존중과 배려로 이어지게 하옵소서. 우리의 말이 누군가를 살리는 말이 되게 하시고, 우리의 태도가 가정을 세우는 태도가 되게 하옵소서.
주님, 고향을 찾는 길과 오가는 모든 이동을 주님 손에 올려드립니다. 장거리 운전과 대중교통의 혼잡 속에서도 사고를 막아 주시고, 피곤함 가운데도 마음이 다치지 않게 하시며, 안전하게 다녀오게 하옵소서. 특히 연로하신 부모님들과 어린 자녀들, 몸이 약한 가족들이 있는 가정들을 지켜 주옵소서. 도로 위와 하늘길, 바닷길과 모든 이동의 과정 가운데 주님의 보호하심이 있게 하옵소서. 준비하는 손길에도 지혜를 주셔서, 과로로 쓰러지지 않게 하시고, 음식 준비와 집안일이 누군가에게만 짐이 되지 않게 하시며, 서로 돕고 감사하는 분위기가 가정마다 세워지게 하옵소서.
하나님, 설명절이 누군가에게는 기쁨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외로움이 되기도 합니다. 가족을 잃은 이들, 홀로 명절을 보내는 이들, 관계가 끊어져 마음이 아픈 이들을 주님께서 특별히 기억하여 주옵소서. 친척과 가족의 모임이 오히려 상처가 되는 이들도 있사오니, 주님께서 그 마음을 위로하여 주시고, 교회 공동체가 더 따뜻한 품이 되게 하옵소서. 또한 경제적 어려움으로 명절이 부담이 되는 가정들을 도와 주옵소서. 비교와 체면의 문화가 영혼을 짓누르지 않게 하시고, 작은 것으로도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을 주시며, 필요한 공급의 길을 열어 주옵소서.
주님, 가족의 대화가 은혜의 통로가 되게 하옵소서. 설 명절이면 자연스레 서로의 삶을 묻게 되고, 진로와 결혼, 직장과 성취에 대한 질문이 오가기도 합니다. 그러나 주님, 무심한 말이 칼이 되지 않게 하시고, 호기심이 판단이 되지 않게 하옵소서. 서로를 평가하고 비교하는 말 대신, 격려하고 존중하는 말이 흐르게 하옵소서. 질문을 하더라도 사랑으로 묻게 하시고, 답을 하더라도 겸손과 진실로 말하게 하옵소서. 무엇보다 가정 가운데 화평을 주셔서, 불필요한 다툼과 감정의 폭발을 막아 주옵소서. 성령께서 우리의 혀를 붙드시고, 우리의 표정과 말투까지도 다스려 주옵소서.
하나님, 이 절기 속에서 ‘공경’의 의미를 다시 세워 주옵소서. 부모를 공경하라는 말씀을 형식으로만 지키지 않게 하시고, 마음으로 존귀히 여기게 하옵소서. 연로하신 부모님의 말이 길어질 때에도 인내하게 하시고, 반복되는 이야기를 귀찮아하지 않게 하시며, 그 세월을 존중하는 마음을 주옵소서. 또한 자녀들을 주님께서 맡기신 기업으로 여기게 하셔서, 어른들이 다음 세대를 축복하고 격려하는 말로 세우게 하옵소서. 한 번의 만남이 끝난 뒤에도 가정이 더 따뜻해지도록, 기억에 남는 말 한마디를 은혜롭게 남기게 하옵소서.
주님, 우리 교회를 축복하여 주옵소서. 명절을 앞두고 마음이 흩어지기 쉬운 때일수록, 교회가 더욱 말씀 위에 굳게 서게 하시고, 예배의 중심이 흔들리지 않게 하옵소서. 연휴 동안에도 성도들의 믿음이 느슨해지지 않게 하시고, 어디에 있든지 주일을 거룩히 구별하는 마음을 지키게 하옵소서. 교역자들과 봉사자들, 특별히 연휴 기간에도 섬김을 이어가는 이들의 수고를 기억하여 주시고, 피곤함 가운데도 기쁨을 주옵소서. 선교지와 어려운 이웃을 향한 마음이 끊어지지 않게 하시며, 명절이 나눔의 계기가 되게 하옵소서.
마지막으로 주님, 오늘 드리는 이 예배가 설명절을 준비하는 우리의 마음을 새롭게 정돈하게 하옵소서. 가족을 만나는 일이 단지 체면을 세우는 일이 아니라, 사랑을 회복하고 평화를 심는 일임을 깨닫게 하옵소서. 무엇보다 주님께서 우리 가정의 주인이심을 고백하게 하시고, 주님이 계신 가정이 가장 안전하고 가장 따뜻하다는 진리를 다시 붙들게 하옵소서. 다가오는 한 주간, 우리의 발걸음을 인도하시고, 우리의 마음을 지키시며, 만나는 모든 관계 속에 은혜와 화평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이 모든 말씀을 우리를 화목하게 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